며칠전부터 예전에 써오던 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처음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고 그곳에 일기아닌 일기를 쓰기 시작한건 2003년 3월 9일.
"안녕하세요" 로 시작해서 "행복한 하루 되세요~" 로 끝나는 글이 바로 내가 올린 첫 기록이다.

어차피 DB 에 있는지라 쿼리문 하나 만들어서 돌려주면 편하기야 하겠지만
아주 무식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하나, 둘 일일이 복사하고 있다.

2003년.

내 나이 겨우 열여덞이었을 때의 이야기들.
다시 읽어보며 느끼는건 내가 참 세상을 어렵게 살았었구나... 하는 회고.
그리고 지금 내가 참 세상을 쉽게 보구 있구나... 하는 반성.

아마 당시가 나에게 있어 가장 힘들었고, 동시에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루가 멀다하고 마음이 아팠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기뻤으니.

그때는 그랬다.

괜히 내 삶을 복잡하게 만들었고, 그 안의 나를 바라보며 왠지 남들과 다르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사회 생활을 하게 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현실적으로 변해버린것 같다.
나만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주위에 동화된듯한 느낌.
내가 나를 만드는게 아니라, 내 주변환경이 나를 만드는 그런 느낌.

힘이드는건 그냥 잊어버리려 노력하고, 그런 나를 보며 낙천적이라 여겨왔다.
단순한 자기회피인 것을.

아무래도 어렸을 때 쓴 글이라 그런지 여러모로 유치한 이야기도 많다.
물론 10년 후, 아니, 5년 후 이 글을 읽으며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땐 참 어렸지.'

과거란 이래서 필요한 듯 싶다.
물론 지나간 이야기이고, 돌이킬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지나온 하루 하루가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사는 힘이 된다.

지금은 기억속에서 잊혀져 가는 많은 이들.
지금은 기억속에서 잊혀져 가는 많은 일들.

기억에서는 잊혀지지만 기록에서 다시 기억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기억이 내일을 살게 한다.

간만에 옛 향수에 잠겨 정신이 없다.
한자 한자 적어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나고.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그' 바다가 보고 싶다.
내일은 '그' 바다를 찾아봐야 겠다.

. . .




아무도 없는 바다.





갈매기가 없었다. 갈매기가 없는 바다는 괜히 쓸쓸해 보이기도 하는 법이다.
하지만 바다는 외롭지 않으며 바다가 쓸쓸해 보인다는 말은 한 사람이 감정에 치우쳐 내뱉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바다는 혹 주위에 그를 바라보는 이가 아무도 없다 하여도 혼자가 아니며 그래서 외롭지 않다.
반면에 사람은 주위에 아무리 많은 이가 있다 하여도 외로운 때가 있다.




"나는 나 자신을 속이는 일은 하지 않는다."





오래전 나는 이 바다를 앞에두고 그리고 바다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를 뒤에두고 나 스스로에게 한 말이 있다.
"나는 나 자신을 속이는 일은 하지 않는다."




2003년 11월 13일 일기中 일부 발췌



. . .




나는 나 자신을 속이는 일은 하지 않는다.

내가 과연 오늘을 그렇게 살고 있는지 문득 의문이 든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

내가 '나의 나'로서 사는 것인지,
내가 '남의 나'로서 사는 것인지.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우울증 초기증세라던데.

어쩌면 그녀도 지금의 나처럼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을 속이지 않겠다고 말하던 나 때문에.

휴...

횡설수설.

잠이나 자야겠다.
그 바다에 가려면.
2009/06/27 11:49 2009/06/27 11:49
별블부록 :: 2009/06/27 11:49 Day b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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