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마을에 철수란 아이와 영희란 아이가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둘은 서로를 알게 되었고, 어느순간 철수는 영희를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철수와 영희 사이에 사랑이 꽃피기에는 허물지 못할 일련의 장애가 있었고,
철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채 하루 하루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영희는 철수에게 전화를 하고 철수와 영희는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철수는 영희의 남자친구가 되고,
영희는 철수의 여자친구가 되었습니다.
철수는 특이한 아이였습니다.
주변에 아는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물론이고, 누군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철수는 차가워집니다.
영희에게 가까이 다가가 걷지도 않고,
손도 잡아주지 않으며,
하다못해 예쁜 사랑의 말조차 해주지 않습니다.
철수는 내심 부끄러워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그게 '쿨'한것이라 합니다.
영희는 그게 싫었습니다.
반면, 영희와 철수 단 둘이 있으면 철수는 지나칠 정도로 뜨거워집니다.
영희와 바짝 붙어있고 싶어하고,
영희의 손도 잡아주고,
듣기 거북할 정도의 말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내뱉습니다.
영희는... 그게 싫었습니다.
철수는 이기적인 아이였습니다.
받을 줄만 알고 줄주는 모르는 아이였죠.
생일, 크리스마스, 백일, 이백일, 일년.
일년에 몇번이나 있는 날이라고...
철수는 이 모두를 바쁘다며 별일 아닌것처럼 흘려보냅니다.
철수가 매일같이 하던 전화도, 문자도, 어느 순간부터 뜸해졌고,
영희가 전화를 해도 철수는 받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행여 전화연결이 된다해도 철수는 "일해" 라는 말 한마디뿐.
영희에게 철수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였습니다.
철수는 별볼일 없는 아이입니다.
키가 크지도, 잘생기지도, 그렇다고 돈이 많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방끈이 긴것도 아닙니다.
다니던 학교는 쓸때없는 짓이라며 제멋대로 때려치고,
지금은 무슨 사업을 한답시고 난립니다.
완전 꼴통임에 틀림없습니다.
철수는 꿈이 많은 아이입니다.
지금은 별볼일 없지만 철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능력이 없어도 그 꿈에 한없이 매달리고,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매일같이 고민합니다.
지금은 남들보다 다섯발자국 뒤에 있지만,
남들보다 오십발자국 앞서갈거라 믿는 아이입니다.
꿈이란게 모두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오늘은 영희의 생일이었습니다.
철수는 요근래 왠지 멀어져만 가는 영희를 위해 여러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일주일전에는 영희에게 선물할 꽃을 주문했습니다..
꽃이라면 비싸기만 하고 금방 시들어버려 실속없다고 매일같이 말했는데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나흘전에는 빵집에 케잌을 주문했습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영희에게 마음을 전달할 짧막한 말을 케잌위에 써달라며 말입니다.
사흘전에는 근처 식당에 예약을 했습니다.
고급 음식점이라고 할수는 없겠지만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짧지만 영희를 위해 카드도 썼습니다.
영희에게 있어서 철수는... 영희의 생일, 바로 오늘까지도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였을지 모릅니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영희의 생일인 오늘도 일을 한다고 하였으니까요.
영희의 생일, 철수는 모처럼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빵집에 가서 주문한 케잌을 들고 예약해 놓았던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식당 주인분께 케잌을 전하며, 나중에 영희와 오면 가져와 달라 부탁도 하였습니다.
철수는 오늘 조금 일찍 퇴근하였습니다.
퇴근시간이라 막히는 길을 미리 생각하지 못해 조마조마했습니다.
혹여 영희와 길이 어긋날까봐 '끝나면 전화해'라며 문자도 보냈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철수는 꽃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에 이런, 꽃집 주인 아주머니께서 깜빡잊고 계신게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다행히, 그리 오래지 않아 철수는 예쁜 꽃다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영희 나이만큼의 꽃으로 이루어져 예뻐보이기만 했습니다.
철수는 꽃다발을 옆에 앉히고 쓰러질까봐 벨트를 매어준 뒤, 영희가 일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꽃다발과 카드, 그리고 영희가 좋아하는 모습을 찍어줄 생각에 사진기를 들고는 문앞에서 영희가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영희가 나오지 않길래 철수는 문자를 보내봤습니다.
"모해? 많이 바빠?"
답장은 오지 않았고 이번에는 전화를 해봤습니다.
서너번 더 해봐도 받지 않길래 철수는 영희가 일하는 곳의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
철수는 곧 한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영희가 일하는 곳이 어두컴컴하니 불이 꺼져있는게 아무도 없는게 아닌가요?
영희의 차는 분명히 여기에 있는데 어디에 있을까...
철수는 영희에게 전화를 해봤습니다.
평소에는 남기지 않던 음성 메세지도 남겨봤습니다.
영희는 받지 않았습니다.
철수는 울었습니다. 영희야...
철수는 다시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한바퀴 걸어보기도 하고,
몇 안되는 친구들에게 전화도 해봤습니다.
그리고 영희를 보았습니다.
일 끝나고
철수가 알지못하는 어느 남자분과 한차를 타고는
함께 저녁을 먹고 온 모양입니다.
오늘은 철수의 남자친구, 영희의 생일인데 말입니다.
철수는 영희의 차에 몸을 기대고 움직일수도, 말을 할수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뭐라고 해야할지.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영희는 차에 시동을 건체, 그냥 떠나려 했습니다.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철수는 일어나 영희를 불렀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 물었습니다.
"전화 왜 안받았어?"
전화 오는지 몰랐다 합니다.
"전화 왜 안했어?"
아직 일하는 곳으로 돌아와야 했으니 전화 안했다 합니다.
"아무 할말 없어?"
영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철수는 설명을 해보라고 말했습니다.
영희는 "뭐를 설명하라고?" 라 답합니다.
철수는 뒤돌아 땅바닥에 팽개쳐 있던 꽃다발을 영희에게 주며 "생일 축하해"라 말하고는 발길을 돌렸습니다.
어제 써놨던 카드는 차마 줄 수 없었습니다.
철수는 눈물이 났습니다.
차에 타고는 멍하니 앉아있다 실컷 울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흐느껴 울어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영희가 불렀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영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철수는 답이 듣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영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영희는 "나중에 전화로 얘기하자"라는 말만을 남긴채 철수를 떠났습니다.
지금 철수는 이렇게 글을 씁니다.
누구가에게 하소연 하지 않고는 미쳐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 이상 눈물도 나지 않습니다.
철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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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ity 2008/03/26 2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형이다. 전화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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