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누구냐구요?
처음 글을 쓰니 역시 인사는 해둬야 겠네요...

뭐 이름을 굳이 말하자면 광희라고 해요. 조광희. 특이한 이름이죠?

나름대로 멋지게 살아본다고 꽤 긴시간을 살아 왔지만 다시 돌아보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과거네요. 자랑할 만한 것도 없구요. 주절 주절 저에 대한 설명을 따로 드리기 보다, 앞으로 쓰게될 '일기' 라는 것을 통해 제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요.

너무 오랜만에 쓰는 일기 같네요... 日記... 하루의 기록이라던가요?

하루 하루를 기록한다는 것은 과거를 잊고 싶지 않은 바램에서가 아닌가 해요. 사람은 언제나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를 걷기에 중요하지 않은 과거는 잊혀지게 마련이죠. 물론 저도 상당히 많은 과거를 잃었고요. 몇몇 즐거웠던 일, 괴로웠던 일 등등을 빼면... 기억 나는게 없거든요. 특히 초등학교 때를 회상해 보라면...

1학년 때... 학교에서 옆에 앉는 짝하고 싸웠던 일. 이때 왜 싸웠는지는 기억도 안나요. 여자애 였는데... 지금 나이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네요. 하하. 머리 붙잡고 흔들고, 때리고, 꼬집히고... 왜 기억에 있는지는 몰라요. 그 애 이름도 잘 기억 안나고. 지혜였던거 같은데... 성은 모르겠어요. 지금 그 애는 어디서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네요. 우연히 마주친다 해도 못 알아 보겠지만.

2학년 때는... 단짝처럼 여기던 친한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조태웅. 태웅이하고 여름, 가을 잠자리 잡는다고 엄청 돌아다녔죠. 몇 마리 잡지도 못하면서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엄마한테 혼나기도 자주 혼났고... 잡은 잠자리로 뭘 했냐구요? 고문했어요. 날개 띠고, 땅에 반쯤 묻어놓고, 물 부어대고, 왜 어렸을 때는 이상한데서 겁이 없어지잖아요. 요즘 하라면... 아마 못할걸요? 징그럽기도 하고 불쌍하잖아요. 태웅이하고 정말 친했는데... 연락 끊기지 오래 되었죠. 지금도 얘전에 살던 동네에 그대로 있는 것으로 알아요. 직접 연락은 못해도 소식은 아주 간간히 들었거든요. 보고 싶은 친구네요. 대학은 어디를 갔는지... 갑자기 궁금해 지네요.

3학년 때... 지훈이... 신지훈이라고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어요. 서로의 집에도 자주 놀러가고. 지훈이는 키가 참 컸어요. 제가 유난히 작기도 했지만 지훈이는 반에서도 거의 뒷번호 였거든요. 그 때 티비에서 만화 영화 '부메랑'이 한참 하던 시절이라 미니카가 참 유행했었죠. 아시죠? 배터리 두개 넣고 가는거... 지훈이하고 저하고 이거 무지 빠져서 놀았죠. 지금 보면 시시할지 몰라도 그때는 정말 즐거웠거든요. 하나 하나 심혈을 들여 만들고... 돈도 꽤 썼을 꺼에요. 용돈 받는거는 모조리 미니카로 들어가다 시피 했으니까요. 이 문제로 부모님한테도 꽤 혼났던 걸로 기억해요. 아, 제 집앞에 있는 문방구에서 그 미니카 트랙을 앞에 만들어 놨었거든요. 뭐 거기서 매일 살다시피 했죠. 지훈이는 중학교 들어가면서 많이 멀어진거 같아요. 저와는 달리 지훈이는 공부는 잘 했는지 외고 들어간걸로 들었구요. 대학은 어디갔나 모르겠네요.

4학년... 글쎄요. 무언가 많은 일이 있었는데 기억에 남는건 없어요. 하나 있다면 이런 저런 과학 대회. 라디오 조립하고, 모형 비행기 날리기하고... 그 때 과학반이었나? 하여간 대여섯명 정도 모여 학교 대표로도 나가고 그랬는데. 지훈이도 아마 같이 있었을 거에요. 저는 교내 대회에서는 항상 잘했는데 학교대항 대회에서는 항상 문제를 일으켰던거 같아요. 모형 비행기도 10초도 못 날고 떨어졌던 것으로 기억하고. 그 때 얼마나 민망하던지...

5학년. 5학년 기억은 정말로 없어요. 어렴풋이 같은반 친구들 이름하고 얼굴을 떠올려 보지만... 글쎄요.

6학년때는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허광만 선생님. 학교에서 알아주는 선생님이셨어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셨거든요. 굳이 교회를 가라는 말은 안 하셨지만 성경 얘기도 자주 해주시고... 종교를 꼭 갖으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때로는 따스하게 때로는 엄하게 저희를 대해 주신 선생님이기도 했죠. 반에 그 선생님을 싫어하는 애들이 꽤 있었는데 저는 나름대로 좋았어요. 비록 지나치게 종교적인 설교같은 거는 싫었지만 처음으로 선생님을 진정으로 존경해 봤거든요. 보시면 놀라실 거에요. 절약정신도 강하시고... 그 선생님 양말을 보시면 다 알아요. 얼마나 많이 꼬맸는지 반 걸레가 되어있거든요. 학교도 자전거 타고 출근하시고. 어느 동이었는지는 잘 기억 안나고 주공 아파트에 사셨던거 같은데... 학교하고 꽤 먼 곳 이었거든요. 그 선생님이 수학 경시 대회 지도도 해주셨죠. 매일 같이 방과후 교실에 모여 친구들 여럿과 문제 풀이를... 무슨 올림피아드. 참 어려운 문제들이었어요. 지금 보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보고 싶은 선생님. 언젠가 만나뵐 수 있기 바래요.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시절은 저에게 있어 최고의 시절이라고 할 수도 있었겠네요. 공부하나는 정말 잘했다고 자부하거든요.

중학교. 하하. 추억어린 시간이에요.
중학교 1학년때 같은 반 친구들 중에 정말 친하던 5명이 있어요. 김우현, 김민철, 박기석, 박종철, 조약돌. 아 박종철이 맞나...? 이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박 뭐였는데... 하여간 저까지 이렇게 여섯이서 정말 학교를 휘어잡고 다녔죠. 짱먹었냐고요? 그런 건 아니고 장난이 심했거든요. 싸움하고는 원래 거리가 먼 친구들이었으니. 하하. 이른바 육총사. 교감 선생님하고 남다른 관계를 맺게 된 것도 이러한 계기였구요. 점심 시간이면 얼음땡 한다고 학교 1층 부터 3층 까지를 모조리 뛰어 다녔거든요. 교감 선생님한테 걸려서 이마에 딱딱 손가락으로 맞고 코 잡혀서 끌려다니고. 그래도 좋으신 교감 선생님이었어요. 항상 그렇게 주의를 주셨어도 항상 개인적인 주의에서 끝났지 일을 크게 만들지 않으셨거든요. 웃으면서 대해주셨고. 그때 담임 선생님이 또 대단했죠. 기술 담임이셨는데... 성함이... 큰일이네요. 일기 쓰기 시작한거 잘한 일 같아요. 선생님 성함이 기억에 없어요. 얼굴이 네모나셔서 아네모네 라는 별명을 갖고 계신 선생님이었는데... 죄송해라... 재미난 분이셨는데 가끔 화나면 정말 무서우셨죠. 한번 반 애들이 모두 떠들다 선생님이 엄청 열받으셨는데 그야말로 강묵으로 손바닥을 쫙쫙쫙! 세대 밖에 안맞았는데 여자애들은 이미 다수가 울고 있었고 남자애들은 그래도 여자애들 앞이라고 벌겋게 부어오른 손바닥만 붙잡고 끙끙대고. 그래도 좋으신 선생님! 어쩌다 말이 샜는데 다시 그 육총사로 돌아가서... 교내에서는 물론이고 교외에서도 정말 자주 만났어요. 주말마다 모여서 놀다시피 했으니까. 뭘 했냐구요? 당연히 얼음땡이죠! 그 뭐더라... 경찰과 도둑도 했구. 참 순진하게 놀던 시절이에요.

중2! 중2가 되어도 항상 같이 있으리라고 생각되던 육총사! 반이 갈리니까 아무래도 멀어지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자주 만나긴 해도 여섯이 다 함께 모여지는 일은 적었으니. 저는 중2때도 얼음땡 하면서 놀았어요. 그때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피씨방이 한창 뜨기 시작하던 시절이라 반 친구들하고 피씨방을 점령하기도 했고. 지금 보면 참 어리던 때인데 겁도 없이 버스타고 피씨방을 돌아다녔으니. 부모님 속 꽤나 썩였죠. 죄송합니다 부모님! 중2때의 친하던 친구들... 윤주형, 정태룡, 이런. 이름이 기억이 안나요... 얼굴은 다 떠올릴 수 있는데. 아아... 다모임에 가서 뒤지면 나오려나? 보고 싶은 친구들... 미국으로 이민오기 전에 연락처를 다 받아오는 거였는데...

아, 얘기를 안했네요. 저는 중2가 거의 끝나갈 무렵 미국으로 이민오게 되었어요. 이민 오기 전... 친구들과 헤어지는게 두려워서 아무런 사전 연락도 하지 않고 혼자 훌쩍 떠나버렸죠. 지금은 후회가 막심하네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만나보고 싶은 친구들이에요. 하늘이 제 마음을 알아준다면 언젠가는 연락이 되겠죠. 꼭 그러길 바래요.

미국와서는... 솔직해 해주고 싶은 얘기가 없어요. 저에게는 고통뿐이었거든요. 지금은 좀 나아졌다지만. 누구한테 해주는 얘기냐구요? 글쎄요. 이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이겠죠. 오늘의 일기는 비록 오늘이 아닌 과거에 대한 이야기로 뒤덮여 있지만 그냥 이렇게 끝내고 싶어요. 피곤하거든요.

마무리가 좀 싱겁지만 워낙 글재주가 없어서... 하하.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03/03/09 11:25 2003/03/0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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